통일에 대비한 준비와 북한 문제

평양시내 이탄(泥炭) 국수공장 재가동

새마을이 2010. 3. 24. 18:45

 

 

평양시내 이탄(泥炭) 국수공장 재가동

 

 

(2010. 2. 8.)

 

● 흙(?)을 먹는 인간들

최근 북회귀선에 인접한 중남미 아이티에서 진도 7.2의 대지진으로 수십만 명의 사상자와 아사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진흙과자(mud cookie)를 먹는 어린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담은 TV방송은 지구촌 모든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였다.

이와 비슷한 날짜에 북한 정일의 폭정으로 굶주림에 견디지 못한 인민들이 이탄과 쑥을 넣어 죽을 끓여 먹는다는 강원도 원산지역 주민들의 실상이 폭로되었다.

굶주림에 견디지 못해 흙을 밥 대신 먹는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인류가 흙을 먹기 시작한 역사는 BC1500년경 에게海(Aegean Sea)문명 때부터라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약 또는 보조식품으로 먹은 것이지 결코 밥 대신 먹은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진짜 흙은 불에 타지 않지만, 인간이 먹은 흙은 불에 태우면 탄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흙 속에 들어 있는 유ᆞ무기성 미량원소를 섭취하기 위해 약처럼 먹었던 것이다. 이와 달리 지금의 아이티와 북한은 식량이 없어 내일 배고파 죽기 보다는 오늘 배불리 먹고 죽자는 비장의 심정으로 먹는다는 사실이다.

 

● 아이티의 머드쿠키(진흙과자)

필자는 1980년대 초반, 아이티ᆞ니카라과ᆞ온두라스ᆞ과테말라 등지에서 북한 대사관과 북한 군사고문단 철수를 위한 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머드쿠키를 먹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것을 상업행위로 하는 사람도 있었다. 바나나 가루 또는 볶은 옥수수 가루 80% 가량에 진흙을 20% 넣고, 반죽을 만들어 그늘에 말려 파는 다양한 형태의 쿠키였다. 필자는 시험 삼아 휴대용 식량으로 이것을 사먹고 풍토병에 걸려 6개월간 사경을 헤멨다. (O명의 한국인 동료들은 죽었다)

이후 한동안 내가 먹은 흙의 정체를 연구한 결과 이것은 토양분류학 제10()중 제9항의 옥시솔(oxisol)의 라테라이트였다. 무기질로서 인체의 절대 필요한 미량원소인 Mn, Fe, Cu, Zn 등이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열을 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히 노천에서 건조하는 과정에서 온갖 오염물질들이 날아 들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개ᆞ염소도 옆에서 오줌과 똥도 싸면서 사람들과 같이 먹기도 한다. 이것을 극소량 섭취하면 뼈골이 강해지고 질병에도 면역력이 생기지만 섭취량을 초과하면 인체에 축적되고 변비증상이 일어나서 결국은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이티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끼니때마다 먹을 수 밖에 없고, 여기에 악덕업자들은 넣지도 않은 바나나 가루를 넣은 것처럼 사기까지 쳐서 더욱 불행한 일이다.

 

● 북한의 이탄국수

이탄은 토양분류학상 제10()중 제10항의 히스토솔(histosol)의 이탄토인데, 이것은 옥시솔과는 반대로 유기물질이고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이탄중에서도 갈대이탄이 유일하다. 이것에는 부식산과 일부민산이 포함되어 있어 일찍이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바이킹 후손들은 갈대이탄과 해초와 밀가루를 혼합하여 죽과 빵을 만들어 먹었다. 이때 가축들에게도 먹였는데, 스웨덴ᆞ노르웨이ᆞ핀란드 등지에서는 지금도 되새김질하는 동물(, , 양 등)에게는 약20%, 돼지나 개처럼 잡식성 동물에게는 7% 가량의 갈대이탄을 사료 제조시 첨가한다. 러시아의 흑수말갈족 후예들도 민속음식으로 갈대이탄을 고운 채로 걸러 밀가루 반죽에 10% 미만을 넣고 국수나 만두를 만들어 먹는다. 그들은 이것을 검은 국수 또는 검은 만두라고 부르는데, 일년중 명절과 절기(節期) 때마다 건강관리상 꼭 먹는다.

북한에 이탄국수가 등장한 것은 김일성 사후 1990년대 후반 200만명 아사자가 속출할 때 잠깐 등장했다. 이탄국수는 섬유질이 많아 배변 후에는 더 허기지게 만든다.

최근 원산의 이탄 죽()사건은 왕겨에다 이탄을 넣은 죽이 등장한 사실이 알려졌고, 오늘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최근 평양시내 한가운데 이탄 국수공장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신정이후 평양을 방문한 재미동포(미국시민권자) K氏는 평양시내 고급 당간부들도 밀가루와 옥수수가루에 이탄 20%를 첨가한 이탄국수를 배급받고 군말 없이 먹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고 한다. 이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K氏는 필자가 농학자인 것을 알고 흙(?) 국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를 문의해왔다.

일반 시민들은 이탄 50%를 첨가한 이탄국수를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김일성 사후 1990년대 후반보다 지금의 김정일 정권이 더 식량난에 허덕인다는 사실이다. 이탄국수 역시 10% 미만 첨가라도 매일 먹으면 절대 안된다. 북한의 갈대이탄 생산지는 함경북도 나선지역의 굴포리 일대와 함경남도 최남단 호도반도의 상포와 하포지대 뿐이다. 벌써 가짜 이탄이 등장했다고 한다.

이탄국수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북한 인민들의 먹거리 문제, 정녕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