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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추억의 야화(野話)

새마을이 2017. 3. 7. 11:46

요즘 대선주자들의 정강(政綱)발표를 보면 산업화시대를 망각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마저 든다. 나의 스승인 러시아 프리모리예 농업아카데미 총장은 “성장 속에 분배 있고, 자유 속에 평등 있더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겼다. 특히나 대선을 준비 중인 진보 측 인사들은 민주화가 분배와 평등을 가져오는 듯 외치기에 산업화와 민주화 사이에 어떤 역학 관계가 있는 지를 박정희 대통령의 공개되지 않은 야화 같은 야사(野史)를 1년 간 연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제1화] ●천수답과 3단 양수

1972년 봄 가뭄은 50년만의 기록이라고 할 만큼 심각했다. 새마을주택 1호 부근 기호저수지(일명 신갈저수지)는 6월 5일경에 이미 바닥이 드러났다. 대통령께서는 전국의 가뭄현장을 찾아다니며 독려했고 이에 따라 농림부장차관을 비롯하여 모든 직원들이 가뭄이 최악인 경기도와 강원도에 파견되어 천수답用 2단 및 3단 고압양수용 펌프와 호스공급에 밤을 지새웠다. 당시는 군수와 농촌지도소장이 같은 중앙직 공무원(서기관)으로 짚차를 타고 다녔는데, 어떤 군수와 지도소장은 자동차 범퍼에 양수기를 달고 엔진과 연결하여 작동하기도 했다. 비싼 휘발유값 지출에 월급이 다 날아가 버린 사람도 있었다. 당시 모내기 현황판을 대통령집무실에 걸어두고 매일 보고를 받을 정도로 대통령의 관심은 지대했고 지역마다 모내기완료 보고가 올라오면 군수와 지도소장에게 수고의 하사금이 전달되기도 했다.

6.25 행사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재종형인 이득용 농림부차관이 용인군과 안성군의 모내기완료 점검 차 돌아다니다가 용인군 지도소장에게 자신의 승용차 휘발유를 전부 빼내주고 왔다면서 “야 임마! 너희 영감님(박대통령 지칭)에게 2,3단 양수하여 모심기를 하면 벼이삭에 금싸라기라도 열리냐? 공무원 그만 괴롭히라고 해라.”고 했다. 형님은 각하가 기를 쓰고 천수답에 벼농사를 왜 독려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경제효율 빵점이라 여겨 박진환 담당특보에게 물었더니 아무 답변은 하지 않고 주말에 농장에서 직접 대통령과 면담해보라고 했다면서 이번 주말에 농장에 오시냐고 묻길래 안 오실 거라고 답변하고는 서울까지만 갈 수 있는 휘발유를 차에 넣어드렸다.

이틀 뒤 토요일, 당시 동탄 지서장은 경호실에서 파견된 경찰관이었는데 관악골프장(지금은 리베라로 개칭)에서 급하게 무선으로 “야 동탄 102호 나와라.” “100호(대통령을 지칭)가 예정보다 1시간 일찍 떴다. 그 곳으로 가는 것 같다.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고 무전을 딱 끊어버렸다. 막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각하께서 농장 입구에서 지팡이를 들고 뭔가 지시하며 들이닥쳤다. “안녕하십니까? 각하”, 그래 별고 없고? 라며 시작된 대화에서 나는 농림부차관이 천수답에 벼이삭이 금싸라기가 되어도 손해인 일을 왜 독려하는 지 궁금해 한다고 완곡한 표현으로 이야기를 전하니 각하께서는 씨익 웃으시면서 “대통령과 차관이 보는 세상은 당연히 다르지. 나는 국민들에게 식량자급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차관이야 농가소득을 따질 수밖에 없겠지.”라고 하셨다. 얼마 후 각하께서 박진환 특보가 있는 자리에서 이차관을 장관으로 승진시키는 것이 어떨까 묻길래 나는 형님은 술을 너무 좋아하시니 장관은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고 얼마 후 형은 승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