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훈진 이야기

배훈진 프로젝트(1)

새마을이 2016. 12. 12. 16:36

 

배훈진 프로젝트(1)

 

연구소장 이병화

 

키워드 : 솔제니친의 암병동, 차가버섯, 루이센코의 후천성획득형질의 법칙, 베푼긴(배훈진)

 

● 연재를 시작하며

제가 우리나라에 차가버섯을 처음으로 소개한 지가 어언 20년이 되었습니다.

구소련 고르바쵸프 정부의 극동러시아 농업경제자문관으로 제의받은 1989년 가을, 당시 국내 버섯재배 최고 전문가이신 이강화 선생께서 일본어 번역판 솔제니친의 암병동이라는 책을 들고 와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카바노아나타케라는 버섯이 북한에서는 붓나무 혹부리 버섯이라고 한다. 또 영어로는 chaga 또는 tchaga 라고 하는데 실체를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이듬해 한소 수교 및 1991 소련이 해체되면서 승계한 한ㆍ러 수교가 체결되자 노벨문학상을 받은 솔제니친의 체험소설 암병동이 한글판으로 출판(이전에도 해적판이 존재했음)되어 단번에 30만권 이상이 판매되었고 특히나 일본과 미국의 경우 반체제 인사인 솔제니친의 행적을 추적하는 시베리아 기행답사반도 생겨났습니다.

저는 암병동 소설에 등장하는 내용이 솔제니친 자신의 암치료 체험담이라는 사실에 따라 차가버섯의 연구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차가버섯의 문헌은 흔치 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자작나무에서 돋아나는데, 시베리아와 캄차카에서는 자작나무가 죽으면 붙어있던 버섯이 떨어집니다. 이것은 열량(칼로리)이 매우 높아 겨울철 페치카 연료로 사용하면 석탄만큼 열량이 높다는 것과 이것을 지피는 페치카 앞에 자궁암 환자가 오래 앉아 있으면 암덩어리가 몸 바깥으로 빠진다는 기록을 찾았습니다.

1995년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국제항인 오데사에는 세계 최고의 요소비료 공장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찾아간 그곳에서는 생열귀(열매가 매우 큰 해당화 일종) 열매를 수거하여 기름을 짜는데, 그 속에는 식물성 비타민B12(유기코발트 일종)가 있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공장직영 연구소에서는 이와 더불어 차가버섯 연구도 겸한다는 소문을 듣고 자료수집차 꼭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얻은 우크라이나 차가버섯 문헌은 버섯의 외피인 껍질을 0.5~1cm가량 벗긴다는 이상한 내용이 있어 알아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 차가버섯은 통상 15~20년 자란다

1986 4 26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3차례나 폭발하여 사방 15km 내외가 초토화 되었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죽음의 땅으로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이때 원폭 낙진이 바람에 따라 멀게는 1,200km 지역의 스웨덴까지 날라갔다고 합니다. 이 영향으로 낙진 반경 내에서 채취되던 차가버섯은 껍질을 무조건 벗기라고 되어있습니다. 훗날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한국의 수입업자들이 차가버섯은 반드시 껍질을 벗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황당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낙진반경 내에서 채취되는 차가버섯은 페치카 땔감으로만 사용합니다.

차가버섯은 자작나무에 기생하는 켄샤(cancer, 그리스 어원으로 게)라고 합니다. 켄샤란 암()을 말합니다. 솔제니친이 시베리아 유배지에서 죄수들과 나눈 대화 속에 식물의 암은 동물을 치료하고, 동물의 암은 식물을 치료한다라는 원주민들의 대화를 인용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자작나무가 암에 걸리면 나무둥치줄기 표면에 차가버섯이 돋아납니다. 대체로 15~25년간 자라면서 나무가 죽고 버섯도 생육을 중지하고 죽습니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폭발되고 낙진이 사방으로 날려 차가버섯에 붙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해 껍질을 제거하고 사용하라고 합니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지금도 낙진 지역에서 채취되는 차가버섯에는 방사능 물질이 약간씩 묻어 나온다는 연구소 보도가 있었습니다.  

차가버섯의 가장 결정적 요소는 베타글루칸 13형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인간 뿐만 아니고 모든 동물의 소화기 계통의 악성 궤양을 치료하고 당뇨병의 혈당을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1997년 차가버섯을 처음으로 한국에 반입하다

제가 러시아연방대통령 극동지역 농업경제자문관이라는 신분으로 해당지역들을 돌아다닐 때 슬라브족인 러시아인들의 몇 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한국인들보다 화장실 가는 횟수가 적다는 것인데, 대체로 대변은 이들에 한 번 정도이고, 매우 짠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것입니다.

또 시베리아 등지의 추운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청산가리(시안화칼륨)를 수수쌀 한 개 정도의 양을 보드카에 타서 마시는 것을 보았는데 추위에 이기기 위한 생활방편이라고 했습니다. 수수쌀 한 개 양이면 한국인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이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차가버섯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차가버섯이 암에 대한 면역력 증강과 치료에 탁월하다는 것은 여러 문헌에서 발견되지만 차가버섯 자체가 러시아인들에게는 가시오갈피보다 인기가 없습니다. 이유는 러시아인들에게 가장 큰 질병은 심장병과 고혈압이고 암과 당뇨병은 순위가 6~7위로 낮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가장 큰 질병은 암과 당뇨인 것과 비교해서 이례적이고 상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1996년 봄, 버섯의 효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재야학자인 이효영 선생이 일본의 화광(華光)연구소가 차가버섯을 본격 연구하기 시작했고 몇가지 발명 특허를 출연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아울러 많은 자료들을 제공해주었는데 제가 5년 동안 러시아에서 모은 자료보다 많고 충실한 것이었습니다.

1997년 모스크바에서 국제식품박람회 개최되었을 때 저는 한국의 코트라와 농산물유통공사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행사장에서 자작나무 버섯인 차가로 만든 시럽과 과자, 드링크, 의약품 등을 보았습니다. 그때 만난 것이 베푼긴(한글 표기법에 따라 배훈진으로 상표등록)입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베푼긴은 현존하는 악성 위궤양() 치료제로 가장 사랑받고 있습니다. 러시아인뿐만 아니고 몽골반점이 있는 동양인들에게 매우 효과가 크다는 다양한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차가버섯 100kg을 국내에 반입했습니다. 러시아 관세당국은 실험용이라는 것을 알고 면세 처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검역당국은 처음 보는 버섯이라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검역당국은 저와 의논결과 검은 버섯이라고 명명하고 무관세로 통과시켜서 한국농업전문학교와 이강화, 이효영 두 분 선생님과 네팔정부 농정자문관인 김인기 박사에게 나누어 주었고 식약청에도 성분조사를 의뢰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일반 버섯하고는 전혀 다른 형태의 차가버섯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고 결국은 일본 화광연구소에 협력을 의뢰하였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 올립니다. 배훈진 프로젝트는 계속 연재될 것입니다.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